고객이 사례 게시를 허락하며 보낸 자료에도 다른 사람의 정보가 섞일 수 있습니다. 업무 사진의 화면에 동료의 이름이 보이거나, 고객이 인용한 대화에 다른 사람의 사정이 담긴 경우입니다. 이때 고객에게 최종 문안을 보여 주고 확인받는 것만으로 자료 속 모든 사람의 공개 범위까지 확인됐다고 기록하면 안 됩니다.
가상의 서비스 소개를 생각해 보겠습니다. 의뢰인이 작업을 마친 사진과 일정 조율 대화를 보내 주었는데, 사진 속 모니터에는 동료의 연락처가 있고 대화에는 그 동료가 일정을 바꾼 이유가 적혀 있습니다. 의뢰인이 결과물 사진을 쓰라고 했다는 사실은 확인됐어도 동료의 연락처와 사정을 공개할 필요까지 생긴 것은 아닙니다. 자료를 전달한 사람과 자료로 설명되는 사람이 다르다는 점부터 편집에서 드러내야 합니다.
검토할 때는 파일별 승인 표시를 잠시 내려놓고 공개될 문장과 장면의 주체를 읽습니다. 고객이 자신의 만족을 말한 부분, 다른 사람이 한 말을 전달한 부분, 작성자가 타인의 행동 이유를 추측한 부분은 확인 대상이 다릅니다. 고객의 발언을 정확히 옮겼더라도 그 안에 포함된 타인의 평가가 사실로 확인되는 것은 아닙니다. 따옴표를 붙이면 이 문제가 해결된다고 생각해서도 안 됩니다.
동료의 사정이 서비스 과정을 이해하는 데 필요하지 않다면 그 부분을 빼고 실제 확인한 업무를 설명할 수 있습니다. 예컨대 담당자가 변경된 일정에 맞춰 작업 순서를 조정했다는 사실은 작업 기록으로 확인하되, 변경을 요구한 사람의 개인적인 이유까지 공개할 필요는 없는지 따져 봅니다. 이 과정에서 기록에 없는 성과를 보태거나 갈등이 전혀 없었던 사례로 꾸미는 것도 피합니다. 사람에 관한 서사를 줄여도 설명하려는 업무의 사실은 유지돼야 합니다.
사진에서는 주고객의 얼굴을 가린 뒤에도 다른 사람이 식별되는 부분이 남을 수 있습니다. 필요한 작업 장면만으로 설명할 수 있다면 그 범위의 자료를 선택하고, 설명에 꼭 필요한 다른 사람의 정보가 남는다면 해당 정보를 사용할 근거와 공개 범위를 담당자에게 확인합니다. 고객이 사진 파일을 가지고 있다는 사실, 사진을 찍었다는 사실, 사진 속 사람의 정보 공개를 결정할 수 있다는 사실을 같은 것으로 취급하지 않습니다.
개인정보 보호법 제15조는 정보주체의 동의를 비롯한 수집·이용 근거와 목적 범위를 정하고 있습니다. 동의는 그중 하나의 근거이므로 모든 상황을 같은 동의서 한 장으로 판단할 수는 없습니다. 사례 편집에서는 우선 누구의 어떤 정보가 공개되는지 특정하고, 법적 판단이 필요한 부분은 실제 사용 목적과 게시안을 놓고 확인해야 합니다. 주고객의 확인 표시를 다른 사람의 정보까지 덮는 승인으로 확장하지 않는다는 편집 원칙이 여기에서 필요합니다.
최종 문안을 다시 보낼 때에는 무엇을 확인받는지도 구체적으로 남깁니다. 고객 자신의 발언과 서비스 경험에 대한 확인인지, 사진 사용 범위에 대한 확인인지 구분합니다. 다른 사람과 관련해 해결되지 않은 대목이 있다면 이름만 별표로 바꾸어 남겨 두기보다 공개안에서 제외하거나 검토가 끝날 때까지 보류합니다. 사례의 주인공 한 명을 익명으로 만드는 작업을 넘어, 실제로 드러나는 사람마다 확인의 공백을 찾는 것이 목적입니다.
법령 확인: 국가법령정보센터, 개인정보 보호법 제15조, 2026년 9월 11일 시행본 https://law.go.kr/LSW/lsLawLinkInfo.do?ancYnChk=0&chrClsCd=010202&lsJoLnkSeq=1006184341 (2026년 10월 4일 확인).